유기농 사과 나무 키우기 (사과 꽃, 열매와 작별하는 시간)


사과나무를 심어 놓고 1년이 지나 다시 싹이 나고 꽃이 피기 시작했다. 사과나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몰랐지만 스스로 싹이나고 꽃이 폈으니 잘 자라줄거라고 생각했다. 사과나무에 약을 치지 않고 유기농으로 잘 키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사과 꽃이 유난히도 많이 피기에 열매도 많이 달릴 줄 알고 기대에 차있던 어느날 꽃잎은 떨어지고 봉우리가 되어가고 있는데 잎이 알록달록 무늬가 생기기 시작했다. 진한 초록색 사과나무 잎에 반점이라니.. 걱정되기 시작했다.  





열매가 많이 맺었다고 좋아하던 날도 몇일되지 않았는데.. 엉망이 되어버린 사과 잎들. 이러다 사과가 죽는건 아닌지 열매가 다 떨어져 나가는건 아닌지 걱정스러웠다. 










감기가 왔다 간다고 생각하며 시간이 지나면 좀 괜찮아질까 싶어 기다렸다, 자라나는 열매는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사과나무도 그냥 심으면 잘 자랄 줄로만 알았다. 아무 지식없이 과일나무를 키우는건 텃밭 작물들과는 차원이 다른 것 같다. 여러가지 텃밭 작물를 키워보다 열매를 맺는 과일 나무가 비교도 안되게 힘이 들고 잘 되지 않았다. 









어느새 잎 들은 병이 번졌고.. 열매도 자랄수록 얼룩덜룩해졌다. 유기농 사과.. 올해는 사과를 몇개 먹을 수 있을까 기대에 차 있었는데...올해 사과와는 작별해야 할 시간. 





또 사과 나무는 웃자라는 느낌이 들었고.. 가지치기를 어떻게 해 줘야 하는건지도 막막했다. 과일 하나 얻기가 이렇게 힘든 작업이었다니 공부없이 노력없이 경험없이 되는 일은 없구나. 





뒤늦은 처방으로 남편이 좋아하는 만능 아지트로 가는길에 사과와 잎을 함께 보냈다. 혹시 지금이라도 약을 치면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램에서. 





남편이 돌아온 길에 사들고 온 약. 이미 사과와 잎을 보고 내년 봄이오면 싹이 나기전에 약을 치라는 말과 함께 이번엔 힘들 것 같다는 사망선고를 받고 돌아왔다. 


Leaf Curl 잎 오갈병


주로 봄에 잎이 나오는 시기에 피해가 나타나며 봄철에 기온이 낮고 비가 자주 오면 발생 기간이 길어져서 피해가 커진다고 한다. 병든 잎은 주름지며 오그라드는 증상과 앞면엔 회백색 가루(자낭)이 생기고 흑갈색으로 변하게 된다. 싹트기 전 혹은 꽃이 피기 전에 10일 가격으로 2~3회 살포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올해는 힘들다는 소리를 듣고 상처받아 돌보지 않고 내버려 두었던 사과나무에 거미들이 제 집인냥 자리를 잡았고, 속상한 마음에 잎을 모두 떼어내고 열매는 관상용으로 세개정도 남겨둔 채 모두 떼어냈다. 


사과나무 열매와 작별하는 시간. 역시 배움 없이 경험 없이 쉽게 이루어 지는건 없나보다. 앞으로 과일을 먹을땐 감사한 마음으로 먹어야겠다. 과실수를 키운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


  


  1. BlogIcon 우브로 2018.05.28 14:43 신고

    앙~제 맘이 더 아프네요.
    정말 공들여 키우신 티가 나는 사과나무인데...얼마나 속상하셨을까요.
    전 작은 화초도 잘 못키우는 똥손인데 그래도 대단하세요!!!

    • 저 정말 유일하게 과일 나무를 키울때만 망하는 것 같아요 ㅠㅠ
      오가닉으로 키운다고 약을 치지 않았던 것이 이렇게 되었네요;; 다음에 다시 새싹이 돋으면 그땐 새로운 마음으로 해봐야겠어요^^

  2. BlogIcon 프라우지니 2018.05.29 15:12 신고

    우리집 마당에는 세그루의 나무에 각기 다른 사과가 달리는데, 가을에 오며가며 따 먹는 입장에서는 이런 병이 있는것도 몰랐습니다. 그냥 마당에서 물만 주면 자라는줄 알았거든요.^^;

    • 프라우지니님~~ 저도 그런줄만 알고 쉽게 생각해서 심었는데.. 이렇게 되었네요;;
      워낙 영국처럼 일교차도 크고 비가 자주오다보니 과일나무도 병을 이겨내기가 힘든가봐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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