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강제, 미니멀 라이프 



난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지 않는다. 


어렸을때 부터 나에겐 미니멀 라이프보단 맥시멈 라이프가 더 가까웠다.

가방에 책보다 더 다양한 필수 용품들이 가득했는데, 

예를 들어 바늘, 실, 휴지, 여성용품, 동전, 과자, 머리끈 등등...


친구들이 가볍게 빈손으로 등교할때 내 가방은 다양한 물건들로 꽉 채워져 있었다.


아마 이 습관은 엄마로부터 물려 받은 것이 아닐까 싶다.

항상 준비성이 철철했던 엄마가 처음에 딸이 걱정되어 하나씩 챙겨주었던 물건들이 어느세 없으면 마음이 불안한 물건이 되었던 거지... 




하지만 그 땐 누구하나 이상하게 생각하는 친구들이 없었고,

필요하면 구호물품처럼 바로 나눠주었기 때문에 되려 보람되었다.



그 뒤 10-15년 흐른 지금은 "미니멀 라이프"가 유행이라고 한다. 



맥시멈 라이프가 몸에 베어있는 나, 

이것도 저것도 언젠가 필요하다는 남편.


짐을 위한 집을 찾았고, 짐을 위해 시간을 투자했지만, 결국 짐은 짐이 되었다.



우린 서로의 짐을 보고 짐이라고 말했지만, 

본인의 짐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 아이러니 재미난 상황이였다.

'내껀 쓰레기가 아니요, 당신것이 쓰레기 같소. '




우린 절대 스스로 본인의 물건을 버릴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란 것을 알았다.

그래서 반 강제, 미니멀 라이프에 들어섰다. 



시골살이!.!.!



남편이 언젠가 내게 물었다.

"건강도 회복하고, 흙도 만지고, 짐도 줄여서 몸 가볍게 여행하며 사는거야! 생각만해도 좋지 않아?"



한참 대상포진과 면역력 저하로 다양한 병에 시달려 갈 길을 잃은 나에게 참 달콤한 이야기였다.

"그럴까?"



그렇게 남편의 꼬임에 넘어가 반 강제 미니멀 라이프에 적응해 가고 있다. 


지금의 생활이 그렇게 좋다는 남편과 

도시생활을 갈구하는 나... 



하지만 텃밭이 이 곳에서 함께 지내자고 내게 말을 건네는 것만 같다. 




아파트에선 불가능 했던 청국장에 두부, 감자, 양파를 썰어 넣고,

누구하나 눈치 볼 것 없이,

테라스 쇼파에 앉아 햇볕을 쐬며 청국장 한 그릇. 


자연이 앞에 펼쳐져 있으니 입맛도 좋아진다. 



물론 아직까진 해나가 할 것이 아주 많고 불편한 점도 많지만,

단점보다 장점을 찾기 위해 노력중이다.



언젠가 미니멀 라이프에 적응해 짐에서 자유로운 영혼이 될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바래본다. 



-청국장 한그릇, 미니멀 라이프-

공감 ♥ 감사합니다.



  1. BlogIcon bin's 일상생활 2018.02.07 23:55 신고

    청국장을 살포시 얹은 밥이 너무 맛있어 보여요~텃밭을 바라보면서 먹는 밥은 얼마나 꿀맛일까요?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